몇 년째 꽃이 안 피는 하트호야,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할 것

작성자

카테고리:

처음 하트호야를 집에 들인 건 누가 집들이 선물로 작은 화분을 주고 가면서였어요. 하트 모양으로 딱 떨어지는 잎 한 장이 흙에 꽂혀 있는 모양이 너무 귀여워서, 이거 잘 키우면 꽃도 피겠지 하는 마음으로 창가에 올려뒀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호야가 꽃이 예쁘기로 유명한 식물이라는 말만 듣고, 저 잎 한 장이 자라서 줄기도 뻗고 꽃대도 올리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계절이 몇 번을 바뀌어도 그 잎은 딱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크기도 안 변하고, 새순도 안 나오고, 그렇다고 시들지도 않고요. 물을 좀 자주 줘봐도 보고, 비료도 몇 번 챙겨 줘봤는데 변화가 전혀 없는 거예요. 그때는 제가 뭘 잘못하고 있나 싶어서 자책도 좀 했었죠.

하트모양 호야 잎이 달린 화분
Photo by Richa Sharma on Unsplash

잎 한 장짜리 하트호야가 자라지 않는 진짜 이유

나중에 호야를 좀 더 알아보다가 알게 된 건데, 꽃집에서 파는 그 하트 모양 잎 한 장짜리는 줄기의 마디 없이 잎만 따로 떼어 꽂은 거더라고요. 호야는 마디에서 새순과 뿌리가 나오는 식물이라서, 마디가 없는 잎 하나는 그 상태로 오래 버티기는 해도 자라거나 꽃을 피우는 건 사실상 어렵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저는 그걸 모르고 몇 년을 기다렸던 셈인데, 지금 생각하면 애초에 성장할 구조 자체가 없었던 거죠.

이 부분은 저만 헷갈렸던 게 아니더라고요. 인테리어용으로 선물 받거나 집들이 때 하나씩 들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저처럼 그게 자라는 식물인 줄 알고 몇 년씩 기다리는 분들을 꽤 봤어요. 혹시 지금 그 하트 잎 한 장을 들여다보고 계신다면, 자라지 않는 게 관리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만 알아두셔도 마음이 좀 편해지실 거예요.

줄기 있는 호야로 다시 시작했던 과정

그 뒤로 줄기와 잎이 여러 개 달린 제대로 된 호야를 다시 들였어요. 이번엔 자라긴 잘 자라더라고요. 덩굴이 길게 뻗어나가고 잎도 두툼하고 윤기가 돌았는데, 꽃대는 또 몇 계절이 지나도 올라올 기미가 안 보이는 거예요. 거실 안쪽 책장 옆에 두고 있었는데, 빛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 위치를 몇 번이나 옮겨봤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이었어요. 자리를 너무 자주 바꾸면 새로 적응하느라 에너지를 쓰는 건지, 잎이 좀 축 처지는 날도 있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한 자리에서 꾸준히 빛을 받게 해주는 게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광량 부족이라는 걸 체감하게 된 계기

우연히 베란다 창틀 쪽에 화분을 옮겨놓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적이 있는데, 그 자리가 오전에 해가 길게 드는 쪽이었어요. 몇 달 뒤에 보니 줄기 끝 쪽에 작은 꽃대 같은 게 뭉쳐서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아, 얘가 그냥 밝은 정도가 아니라 직사광에 가까운 강한 빛을 꽤 오래 받아야 꽃을 준비하는구나 싶었어요. 호야는 원래 빛을 좋아하는 편이라, 거실 안쪽의 은은한 밝기로는 잎은 키울 수 있어도 꽃까지 보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하트모양 호야 잎이 달린 화분 관련 모습
Photo by Katarzyna Bobrowicz on Unsplash

계절별로 꽃대가 생기고 사라지는 패턴

봄부터 초여름 사이, 해가 길어지고 기온이 서서히 오르는 시기가 호야한테는 제일 좋은 때인 것 같아요. 이 시기에 광량이 충분하면 줄기 마디 사이에서 작은 꽃대 뭉치가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반대로 그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 때는 햇빛이 며칠씩 안 들다 보니 모처럼 생겼던 꽃봉오리가 더 자라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버린 적도 있었어요. 습하고 어두운 날이 길어지면 꽃눈이 떨어지거나 과습으로 뿌리 쪽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니, 장마철엔 물주기 간격을 평소보다 좀 더 늘려주는 게 낫더라고요.

겨울은 겨울대로 조심스러운데, 창가에 바짝 붙여두면 밤사이 냉기 때문에 잎끝이 거뭇하게 마르는 냉해가 생기기도 했어요. 이사 온 첫해 겨울에 그런 일을 겪고 나서는, 겨울엔 창에서 살짝 떨어뜨려두고 빛은 최대한 받되 밤에는 커튼으로 찬 공기를 막아주는 식으로 바꿨어요.

꽃대를 떼어버려서 다시 시작했던 적도 있어요

이건 진짜 허탈했던 경험인데, 꽃이 지고 난 자리의 짧은 꽃대 꼭지를 그냥 지저분해 보여서 잘라버린 적이 있어요. 근데 호야는 그 꽃대 자리에서 다음에 또 꽃이 핀다는 걸 그때는 몰랐던 거죠. 그 뒤로는 꽃이 지더라도 꽃대 끝은 그대로 두고, 정말 마르고 갈색으로 변한 부분만 살짝 정리하는 식으로 바꿨어요.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어요

요즘은 마디가 있는 줄기 형태의 호야를 빛 잘 드는 자리에 고정해두고, 자리를 자주 옮기지 않는 걸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작은 화분이라 베란다 창틀 한쪽에 두기에 부담도 없고요. 꽃이 핀다 안 핀다를 떠나서, 저한테는 이게 지금까지 시도해본 방법 중에 제일 변화가 눈에 보였던 방식이에요. 환경마다 빛의 각도나 세기가 다르니 똑같이 따라 하셔도 결과가 다를 수 있는데, 그래도 한번 자리를 정해두고 느긋하게 지켜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 잎 한 장의 정체를 알게 된 게 더 재밌는 발견이었던 것 같아요.

본 글은 운영자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 원예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 및 개인정보처리방침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